Northern Lives

언덕의 마을에서 자라다

저는 삿포로시 토요히라구 출신입니다. 태어나서부터 히가시카와에 가기 전까지 25년을 그곳에서 살았어요. 니시오카라는 비교적 기복이 많은 주택가에서 자랐는데, 집 앞에서 모이와 산이 보이는 장소였어요. 그런 풍경이 제 원풍경이 되었죠. 삿포로 대학교 바로 옆에 다니던 초등학교가 있었는데 (사실 들어가면 안 됐지만), 삿포로 대학 운동장에 몰래 들어가서 놀기도 했어요. 언덕이 많은 지역이라 삿대 운동장에도 고저차가 있었고, 눈이 많이 내리는 겨울에는 그곳에서 플라스틱 미니 스키를 신고 뛰어다니며 놀곤 했습니다.

건축에서 목공으로

대학교는 부모님 댁에서 통학할 수 있는 호카이 가쿠엔 대학교 공학부 건축학과로 진학했어요. 건축을 공부하다 보니, 건물 자체보다는 인테리어와 가구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해서 가구 제작의 길로 가기로 결심했어요. 건물은 저에게 조금 스케일이 너무 크다고 느꼈어요. 제 손으로 만지고 볼 수 있는 크기, 그러니까 직접 손으로 다룰 수 있는 작은 규모의 인테리어나 가구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거죠.

가구 제작 수련

대학교 4학년 후반쯤 가구 제작의 길로 가기로 결정했지만, 취업 활동에서는 많이 뒤처졌어요. 그래서 졸업 후에는 오타루에 있는 가구 매장에서 판매와 배송 일을 했습니다. 그래도 제 손으로 가구를 만들고 싶어서, 가구점에서 일하면서도 직업훈련학교 등을 알아보며, 일본에 가구 제작 회사가 이렇게 많은지 처음 알게 되었어요. 취업 후에야 비로소 제작의 길을 찾기 시작한 거죠.

가구 제작의 전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다가 히가시카와의 한 회사를 발견했습니다. 모집도 없었는데 무작정 이력서를 보냈어요. 그 회사 사장님이 "어떤 회사인지 모르니까 일단 보러 와라"라고 말씀하셔서 직접 찾아갔어요. 그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실제로 일하게 되었고, 처음 3개월은 주로 힘쓰는 일이었어요. 그 다음에는 테이블 상판을 연결하는 판재 접합 작업, 그 다음에는 서랍을 만드는 작업 등으로 조금씩 제가 꿈꾸던 제작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어요. 가구 제작으로 생계를 꾸려야겠다고 결심했고, 만족스러운 환경에서 가구를 만들 수 있게 되었죠. 그렇게 9년 가까이 일했습니다.

독립과 ‘북풍 (Kitakaze) works’

독립할 때는 "가구를 만들면 팔리겠지"라는 생각이었는데,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지금은 절실히 느끼고 있어요. 독립한 시점은 2011년 대지진 다음 해인 2012년이었어요.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비싸더라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이 늘어날 거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그런 연장선에서 선택받을 수 있기를 바랐지만, 그렇게 쉽게 시장 상황이 바뀌지는 않더라고요.

주문은 대부분 맞춤 제작이 많습니다. 저도 오래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기 때문에, 하나를 만든 뒤 바로 다시 사라고 말하기 어려운 점이 단골을 확보하는 데 어려운 부분이에요. 주로 다이닝 테이블이나 소파를 구매하는 고객이 많지만, 북풍 works 브랜드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다이닝 테이블을 산 뒤, 다음에는 소파, 그다음에는 침대나 캐비닛을 추가로 주문해 주시기도 합니다.

보편적이고 따뜻한 가구

어릴 적에는 기독교 교회학교에 다니면서 성경의 가치관을 접하며 자랐는데, 창업할 때도 그 가치관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그래서 보편성이나 영속성을 가구에 담아내고자 했어요. 그 밑바탕에는 기독교적 배경, 성경의 가치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는 스누피를 무척 좋아해요. 작가 슐츠가 스누피를 그리스도를 상징해서 이야기를 썼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더 매료되었어요. 제 성격도 영향을 받았을지 모르겠지만, 아마도 추운 지방에서 자란 것이 반영된 건지, 따뜻함이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실제로 따뜻한 느낌을 주는 디자인과, 너무 날카로운 느낌이 아니라 부드러운 분위기의 가구를 만들려고 항상 신경 쓰고 있어요.

삿포로의 인테리어 문화

명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찾아오시는 고객에게는 그에 맞춘 가구를 제작해 드리고, 구체적인 이미지가 없지만 원하는 바를 말씀하시는 고객에게는 사전에 충분히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공간에 맞는 가구를 제안합니다. 납품 시뿐만 아니라, 상담 단계에서부터 고객의 생활을 상상하며 작업에 임하고 있어요.

하지만 삿포로는 니토리(Nitori)가 워낙 강세라서, 저렴하고 단순한 가구를 선호하는 분들이 많아요. 맞춤 제작이라는 부분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삿포로는 겨울이 길어 집 안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지만, 인테리어에는 크게 돈을 쓰지 않는 문화가 있어요. 매우 안타깝지만, 실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투자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쉬워요.

취미와 삶의 방식

가구를 만드는 작업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작업이라서 때때로 마치 바닥이 드러나는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무엇인가를 받아들이는, 다시 채우는 의미에서 조용히 책을 읽는 시간이 저에게는 가장 적합한 것 같습니다.

또한, 오토바이를 타는 것도 좋아해요. 스스로 조종하는 느낌과 바람을 직접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즐겁거든요.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는 너무 현실 도피를 하면 안 된다는 브레이크가 걸리지만, 시간에 쫓기지 않을 때는 기분 전환으로 오토바이를 타곤 합니다.

꾸밈없이, 진지하게

‘북풍 works’라는 이름은 이솝 우화 "북풍과 태양"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북풍이 악역처럼 묘사되지만,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눈앞의 일에 진지하게 임하는 자세를 반영한 이름입니다. ‘북풍’이라는 단어만 보면 차갑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성실함을 중요하게 생각해 앞으로도 저만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가겠다는 다짐이 담겨 있어요.

Director, DP : Tetsuya Uesugi Assistant Director : Masashi Sogawa, Megumi Sunako Sound Mixing : Tsuyoshi Sakado

Shinichiro Umehara

홋카이도 삿포로시 출생. 대학에서 건축학을 전공하고, 가구 판매부터 제작까지 폭넓은 경험을 쌓은 후 2012년에 ‘북풍works’를 설립. 현재는 나무 가구를 직접 제작하며 인테리어 마켓과 목공예 작품 전시회에 출품 및 판매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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